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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박하사탕:순수의 이름

by 다양한 정보와 리뷰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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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27219

 

박하사탕

1999년 봄, 마흔 살 영호는 '가리봉 봉우회' 야유회에 허름한 행색으로 나타난다.그곳은 20년 전 첫사랑...

movie.naver.com

이창동 감독 설경구 주연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평소에 이창동 감독 작품을 좋아한 나이기에 그의 최고 작품이라 생각하는 이 작품을 오랜만에 꺼내어 본 것이다.


시대의 희생자 김영호. 남성은 강해야 된다는 경직된 시대상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 흔들리는 작은 불빛이었다.
계엄령이라는 시대적 어두운 상황에서 그는 작은 한 사람일 뿐이었다.
그 누구도 그를 지켜주지 않았고 그의 순수를 짓밟았다. 세상에 때묻지 않은 그도 사회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렸다.
그는 한 번의 실수로 영혼이 망가졌고 그 망가짐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했다. 그가 경찰이 되어 데모하는 학생들을 고문할 때도 삶이 아름답냐고 물어보며 화풀이를 한다.
그 역시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이었기에 순수한 학생들을 보며 그들도 파멸시키려고 한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는 자기의 아픔을 계속 표현하고 있었다.
방법은 지독했지만 데모하는 학생들, 경찰들,아내 등에게 자기의 아픔을 알아달라고 발버둥 쳤다.
순수함을 잃은 한 남자의 삶을 보는 것은 지독하게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이 외로움은 우리가 늘 지니고 있는 불편한 사실이기에 더욱 슬퍼졌다...

 

<스포 주의>

줄거리는 대략적으로
가리봉 봉우회 야유회에 찾아간 김영호는 자기 대학 동창들을 만난다. 그는 허름한 행색으로 춤을 추고 미친 사람처럼 휘청인다. 결국 그는 열차 선로 위에 서고 사람들은 말린다.

그는 그 모습들을 무시하고 달리는 열차에 맞서 양팔을 벌리고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말을 하고 장면은 끝나고 영화는 열차가 거꾸로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역순 구성 방식으로 이야기를 꾸민다.

 

김영호가 권총을 구입하여 사기 친 동료를 쏘지만 실패하고 황급히 돌아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비닐하우스에 사는 그의 집에 김영호의 첫사랑인 윤수임의 남편이 찾아와 그녀가 위독하다고 말하고 그녀의 남편은 김영호에게 양복을 사주고 양복을 갈아입은 김영호는 윤수임에게 간다.
중환자실에 있는 김영호는 그녀가 군대 있을 때 줬던 박하사탕을 그녀에게 주며 슬퍼한다.
첫사랑 그녀가 의식불명으로 누워 있는 것을 본 김영호는 절망한다.
그녀의 남편이 찾아와 오래된 카메라를 주며 김영호 씨에게 주라는 윤수임의 말을 전한다.
김영호는 그 카메라를 팔아 버리고 빵과 우유를 사 먹고 흐느낀다.

대학생때 찍은 필름을 보는 김영호

다음 장면은 그가 가구 사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영호는 심부름센터에 시켜 아내를 감시한다. 아내는 바람이 났고 김영호는 그 현장을 잡는다. 그는 아내와 바람난 남자를 때리고 서로 헤어진다. 하지만 김영호도 가구점 경리와 바람이 난 상태이다. 부부 사이는 별로 좋지 못하고 애정도 없는 사이였다. 어느 날 직원들이 김영호의 집에 모여 집들이를 했을 때 아내(양홍자)가 식사 전에 기도를 하는데 울어버리고 김영호는 그 모습이 질린 것인지 집을 나가버리며 장면은 끝이 난다.
다음 장면은 김영호의 경찰 시절 모습이 나온다. 그는 베테랑 형사처럼 보이고 데모하는 학생을 물고문하고 다른 사람의 행적을 말하라고 협박한다. 데모한 학생은 결국 그 학생이 군산에 있다는 말을 하고 형사들과 김영호는 그가 예전에 살던 군산으로 가서 잠복근무를 한다. 잠복 근무 교대를 한 김영호는 물망초라는 유흥주점에 가서 첫사랑 이야기를 하며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다음날 데모한 학생을 실랑이 끝에 붙잡는다. 데모한 학생을 부딪치면 다리를 절뚝이는 김영호.
다음 장면은 그의 경찰 신입 시절을 보여준다.
군대 전역 후 경찰이 된 김영호는 그 당시의 폭력 수사를 목격한다.
주변 동료들이 김영호도 고문을 해보라는 말을 하고 김영호는 처음 폭력수사를 시작하고 이상할 정도로 강압적으로 고문한다.
미래의 아내는 공단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였다.

양홍자

김영호는 마음에 없었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는 그를 사랑했다. 어느 날 공단 식당에서 윤수임을 만나 서로 얘기하는데 그녀는 김영호의 손이 못생겼지만 착한 손이라고 말한다. 이에 김영호는 음식을 나눠주던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양홍자)의 엉덩이를 만지며 착한 손이라고 말하며 비꼰다.
윤수임을 열차에 바래다주는데 그녀는 그가 대학 때 쓰던 카메라를 쥐어주지만 그는 다시 그녀에게 주고 서로 헤어진다.

윤수임

헤어지고 공터에 자전거를 타며 계속 돌고 도는 김영호.
식당까지 들어와 자전거를 타고 군대에서 했던 행동들을 하며 행패를 보인다.

행패가 끝나고 김영호를 좋아하는 여자(양홍자)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 챕터는 끝이 난다.
다음 장면은 그가 군대 있을 때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이등병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에서 시위하는 민간인들을 잡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 정신없는 상황에서 발을 다치고 쓰러진다. 쓰러진 김영호에게 어떤 소녀가 다가오고 살려달라는 말을 한다. 김영호는 얼른 가라고 말한다. 그때 군인들이 다가오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김영호는 경고 사격을 하며 소녀가 빨리 집에 돌아가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그 경고사격에 소녀는 총을 맞는다. 정신을 잃은 김영호를 랜턴들이 비추며 이 챕터는 끝난다. 다음 챕터는 그가 대학 야유회에 간 모습을 보여준다. 대학생 김영호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다. 꽃을 보고 좋아하고 대학 친구인 윤수임에게 수줍게 꽃을 건넨다.

빙 둘러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 사이에 있던 김영호는 그 자리에 나와 혼자 걷고 앉아 눈물을 흘리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박하사탕은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다. 순수를 잃은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과 영화를 표현하는 형식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게 만드는 거 같다. 열차가 거꾸로 지나가며 역순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이 이 영화의 설득력과 집중도를 높여주고 군대에서 다쳤던 발이 그가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적으로 따라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들과(다친 발은 영혼의 망가짐인 것 같다.) 비상 상황에 있는 생활관에서 박하사탕이 짓 밟히는 복선 등이.....

처음의 김영호를 봤을 때는 미친 사람 같고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유형으로 보여주지만 영화의 끝에서는 그가 왜 그토록 미친 사람이었는지 납득하게 만든다. 그런 납득들이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란 것을 보여주는 거 같다.

이 영화는 오래된 영화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김영호의 삶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들도 사회의 물결 속에서 순수함을 잃어가고 영혼이 멍들어 간 경험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영호의 삶을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며 이 영화를 이해하는 거 같다. 시대는 달라도 아픔은 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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